[기획]부천시 막장 유튜버 강경대응 효과…경찰신고 74%·민원 82% 급감

경기 / 최선경 기자 / 2025-11-27 09:20:13
12개 단체 시민대책위, 매일 부천역 일대 가두캠페인…공동체 협력 강화
▲ 조용익 부천시장이 지난 25일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 미디어안전센터 앞에서 시민대책위원회 가두캠페인에 대해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뉴스스텝] 지난 25일 저녁,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시민 40여 명이 모였다. 바르게살기운동부천시협의회 소속 회원들은 이날 ‘막장 유튜버 방송 STOP!’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피켓과 경광봉을 손에 든 채 “막장 유튜버는 부천을 떠나라!”고 외치며 역 일대를 행진했다.

박경민 바르게살기운동부천시협의회장은 “지난달 17일 지역 12개 단체가 ‘부천역 막장 유튜버 근절 시민대책위’를 꾸린 후 40여 일 넘게 매일 순찰을 이어오고 있다”며 “시민의 힘으로 부천을 지킬 수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함께한 조용익 부천시장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덕분에 부천역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며 “여러분이야말로 부천시를 지키는 장본인이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지난달 17일 시민대책위원회가 부천역 일대 막장 유튜버 근절을 위한 가두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시설개선·시민 공동체 협력으로 유튜버 발붙일 틈 없애…상권 다시 활력

부천시는 부천역 일대에서 욕설·폭력 등 비정상적인 행위를 일삼는 막장 유튜버 근절에 나서 가시적 변화를 만들고 있다. 시는 지난 9월 ‘부천역 이미지 개선 전담조직(TF)’를 꾸리고 13개 부서가 합동으로 △시설개선 △공동체 협력 △제도지원 등 세 분야로 나눠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유튜버가 오랫동안 머물며 방송을 이어가기 어렵도록 범죄예방 환경설계(셉테드, CPTED) 기법을 적용해 광장과 거리를 정비했다. 경계석 단차를 낮추고, 역U자형 볼라드 17개와 원형 돌의자 40개, 막장 유튜버 방송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광장 중앙 조형물도 철거했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한 일자형 볼라드 49개와 시선유도봉 86개를 설치하고 경찰 주차 단속 강화를 위한 순찰차 전용 주차구역도 2곳 마련했다. 광장 곳곳에는 ‘막장 유튜버 후원하는 당신, 당신도 막장!’ 등과 같은 현수막도 내걸었다.

공동체 협력도 강화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달 결성 이후 매일 오후 5시부터 가두캠페인과 순찰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는 이들의 활동 거점으로 미디어안전센터를 설치해 지원하고 있다.

부천역 일대 상권 회복을 위한 지원책도 병행 중이다. 시는 상인 간담회를 지속하고,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는 ‘2025년 하반기 경기 살리기 통큰세일’에 피노키오 광장 일대를 포함했다. 부천페이 결제 시 결제금액의 최대 20%가 자동 환급된다는 내용이다.

지난 8일 피노키오 광장에서는 지역예술인 12개 팀이 재능기부로 참여한 생활문화 공연이 열려 시민과 상인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시는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열어, 지역문화 활성화와 상권 회복을 동시에 이룰 방침이다.

▲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에 걸린 막장 유튜버 근절 문구 현수막


◇ 근본 해결위한 제도개선·수익 차단 필요…구글 코리아·정부·국회에 협력 요청

부천시는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협력해 개인 방송 관련 법령의 제·개정 등 제도지원 방안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영석 의원(부천시갑), 김기표 의원(부천시을)은 막장 유튜버와 BJ 처벌 강화를 위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고, 이건태 의원(부천시병)도 부천역 일대를 직접 찾아 시민대책위와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 뒤, 유해 방송 규제를 강화할 수 있는 입법과 정책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전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불법·유해 콘텐츠에 대한 수익구조 원천 차단이 꼭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회, 구글 코리아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차원의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 특성을 고려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세분화하고, 자율규제를 강화해 줄 것을 강력하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에 설치된 미디어안전센터 외관


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막장 유튜버·BJ 제재 입법 촉구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서명 결과를 토대로 국회에 제도개선을 꾸준히 건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방공무원이 공공장소에서 질서 방해 행위를 단속할 수 있도록 특별사법경찰관 관련 법률 개정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막장 유튜버에 지속 대응하기 위한 내년 예산안도 편성했다.

이러한 부천시의 종합대응은 실제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심야시간대 소음과 폭력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막장 유튜버 관련 112신고 건수는 지난 8월 둘째 주 141건에서 10월 말 기준 37건으로 약 74%가 감소했다. 국민신문고 등 민원 접수 건수도 9월 40건에서 10월 7건으로 약 8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시민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다고 느낄 때까지 막장 유튜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지속하겠다”며 “부천시는 불법적이고 기행적인 방송 활동을 뿌리 뽑을 때까지 끝까지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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