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업 규제 풀고 자영업 부담 낮춘다...‘민생 처방전’ 가동

서울 / 최선경 기자 / 2026-04-26 17:30:08
市, “시가 할 수 있는 규제개선은 신속하게, 정부 건의도 실질적 개선 위해 지속 협력”할 것
▲ 규제철폐안 주요 내용

[뉴스스텝] 내수 침체와 고물가의 파고 속에서 하루하루 버텨내는 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당장의 숨통을 틔워줄 실질적인 조치'다. 이에 서울시가 기업과 자영업 현장의 발목을 잡는 이른바 '모래주머니' 규제들을 과감히 잘라낸다. 현실과 동떨어진 행정으로 고통받던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즉각적인 정책으로 변환해, 얼어붙은 민생 경제의 최전선에 즉각적인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규제 정비는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규제철폐’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과 자영업자에 재도전의 기회를 열고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한편, 반복되는 행정절차를 줄여 기업의 투자·경영 활동과 자영업자의 영업 과정에서 실제로 체감되는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자체적으로 개선 가능한 ▴서울형 강소기업 협약해지 후 재신청 절차 마련(174호) ▴서울시 폐기물 처리용역 적격심사 당해용역 인정기준 완화(175호) ▴농수산식품공사 내 수납 및 주차할인 방식 제한 개선(176호) 과제는 정비하고, ▴수열에너지 설비 시공기준 완화, ▴음식물류폐기물 다량배출사업장 신청․접수방식 개선 등 2건은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174호) 한번 취소되면 끝이었던 ‘서울형 강소기업’ 인증, 재도전 길 열린다'

서울시가 '서울형 강소기업' 재도전 문턱을 낮춘다. 일시적 경영악화로 인증이 취소된 기업도 2년이 지나면 다시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서울형 강소기업'은 청년 채용과 근무환경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로, 인증 기업에는 청년 정규직 채용 시 기업당 최대 4,500만 원의 근무환경개선금과 컨설팅 등이 제공된다.

기존에는 협약이 취소될 경우 경영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재신청이 사실상 불가능해 기업의 지속 성장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시는 인증취소 기업의 재신청을 허용하는 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2027년 재인증 평가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청년 채용에 적극적인 우수 중소기업이 일시적 어려움을 딛고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법령 위반·산업재해 처벌 이력이 있거나 재신청 시점에 세금을 내지 않은 기업, 스스로 인증을 반납한 기업 등은 재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175호) 폐기물 처리 능력 있어도 탈락…'이름' 아닌 '처리 방식'으로 기준 바꾼다'

서울시가 폐기물처리 용역업체 선정 기준을 '폐기물 이름'이 아닌 '실제 처리방식' 중심으로 바꾼다.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특정 폐기물 이름의 실적이 없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중랑물재생센터 등 일부 하수처리시설에서는 폐기물 처리업체를 선정할 때 '하수처리협잡물' 처리 실적이 있는 업체만 인정해 왔다. 하수처리협잡물은 물티슈·비닐·머리카락 등 하수 처리 과정에서 걸러지는 혼합 쓰레기를 말한다.

문제는 이 폐기물이 법적으로 별도 명칭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일반 폐기물과 마찬가지로 밀폐 차량으로 운반한 뒤 소각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그럼에도 '하수처리협잡물'이라는 이름의 실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체의 입찰 참여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 반복돼 왔다.

앞으로는 특정 이름의 실적이 없더라도 사업장의 일반 폐기물을 운반·소각 처리한 경험이 있으면 동일한 실적으로 인정된다.

이번 개선으로 실제 처리 능력을 갖춘 업체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폐기물처리 시장도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76호) ‘은행가고 또 가고...’ 관리비 납부·주차 할인, 이제 디지털로 한 번에'

농수산식품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대형 도매시장(가락·양곡·강서)에 입점한 상인들의 관리비 납부 방식이 전면 개선된다. 기존에는 시장 내 농협·수협 지점을 통해서만 자동이체 납부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모든 금융기관에서 자동이체가 가능하고 온라인 신청도 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상인들은 관리비 납부와 자동이체 신청을 위해 시장 안 농협·수협 지점을 직접 방문해야 해 주거래 은행이 따로 있어도 이용할 수 없는 불편이 있었다.

시는 전 금융기관 자동이체(CMS) 납부 체계를 구축하여 2026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상인들이 영업 중 별도로 금융기관을 방문해야 했던 부담이 줄어들어 납부 편의성과 영업 효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가락몰 주차 할인 방식을 종이 할인권에서 웹 기반 디지털 방식으로 전면 개선한다. 앞으로는 매장에서 차량번호만 입력하면 즉시 할인이 적용돼, 상인과 시민 모두 별도의 방문 절차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주차 할인권을 구매하려면 상인이 주차관리실을 방문해 고지서를 발급받고, 다시 지정 금융기관을 찾아 비용을 납부한 뒤에야 할인권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할인권을 분실, 훼손하는 경우에는 다시 구매해야 하는 불편도 있었다.

시민 역시 상인에게 종이 할인권을 받아 정산기나 정산소에 직접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할인권 훼손 시 할인 적용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시는 2026년 7월까지 웹 기반 주차 할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범 운영을 거쳐 연내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선으로 상인은 매장 내에서 즉시 주차 할인 처리를 할 수 있고, 시민도 별도의 정산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 출차 시간이 단축되는 등 이용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정부 건의 1. 냉방 전용 시설에 난방 설비까지 요구... 수열에너지 기준 현실화 건의'

한편 시는 기업의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자영업자의 행정 부담 완화를 위해 현행 제도상 한계로 자체 개선이 어려운 법령·제도 개선 과제 2건을 24일(금) 정부에 건의했다.

냉방만 사용하는 시설인데도 난방 기준까지 충족하도록 한 수열에너지 설비 기준을 개선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실제 사용 방식에 맞게 냉방 또는 난방 단독 기준을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 수열에너지는 물의 온도차를 활용한 친환경 냉·난방 에너지다. 현행 기준에서는 냉방 위주로 사용하는 시설이라도 냉·난방 성능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 특히 데이터센터의 경우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이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냉방 수요가 압도적인 반면, 난방은 사무실 용도로만 쓰여 비중이 미미하다.

이에 시는 데이터센터 등 냉방 중심 시설의 특성을 반영해 냉방 또는 난방 단독 운전 설비 기준을 신설할 것을 건의했다.
○ 제안이 반영될 경우 불필요한 설비 구축 비용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열에너지 기술 개발과 보급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정부 건의 2. 많은 양의 음식물쓰레기 신고, 아직도 방문·우편으로만...온라인 전환 건의'

시가 다량의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는 사업자의 처리계획 신고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개선을 제안했다. 그동안 구청 방문이나 우편으로만 가능했던 신고 절차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집단급식소(1일 100명 이상)·일반음식점(200㎡ 이상) 등의 음식물류폐기물 다량배출사업장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음식물쓰레기 발생 억제 및 처리계획을 관할 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신고서 제출은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만 가능하고, 담당 공무원은 접수 내용을 전산에 수기로 입력한 뒤 신고증명서를 출력해 다시 우편으로 발송해야 한다. 디지털 행정이 일상화된 상황에서도 불필요한 수기 처리와 반복 업무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시는 정부24를 통한 온라인 신고·접수 체계를 구축하고, 신고부터 증명서 발급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이번 개선이 이뤄지면 자영업자는 구청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공무원의 수기 입력 부담도 줄어 행정 처리 속도와 정확성이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형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최근 경기 둔화와 비용 부담 증가로 기업과 자영업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규제 개선은 현장에서 실제로 체감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불필요한 기준과 절차를 과감히 정비해 경영 활동의 걸림돌을 줄이고, 제도적으로 풀기 어려운 과제는 정부와 협력해 해결함으로써 기업과 자영업자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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